우리나라가 그동안 반도체, 조선, 자동차, 전자제품을 잘 만드는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과정에서 주요 대기업의 역할을 잊을 수 없는 것처럼 한국의 이 ‘쿨함’ 역시 몇몇 기업에 크게 빚지고 있다. 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와 SM, YG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한식을 글로벌로 성장시킨 CJ와 농심, 그리고 K뷰티를 선도하는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기업이 당장 떠오른다. 특히 이 가운데 이달 창업 70년을 맞은 CJ그룹의 역할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CJ그룹은 창립 40년이던 1993년 독립경영을 시작하면서 한국적인 것을 세계가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을 비전으로 삼았다. 영화, 드라마, 음악 분야를 체계적인 산업으로 키워 세계에 진출했고 비비고, 만두, 햇반과 같은 한식의 글로벌화를 선도해 왔다. 이 같은 과정에서 모험적 투자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는데, 이 과정은 학자의 렌즈로 보면 3세 경영을 이어오는 재벌기업이라기보다 1세대 창업기업의 틀로 설명하는 것이 더 잘 맞아떨어지는 면이 적지 않다.
그동안 우리는 기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만 주목해 왔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인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기업이 창출해내는 ‘소프트파워’에도 진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떤 훌륭한 기업은 사람의 사는 방식을 바꾸고,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내며, 국가의 세계적 위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CJ그룹과 같은 기업이 만들어낸 한국의 ‘쿨함’은 다른 기업과 우리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준다. 우리 문화의 힘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려면 이런 쿨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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