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중독 아내와 갈등…폭행 끝에 숨지게 한 남편 '징역 9년'

입력 2023-11-13 07:21   수정 2023-11-13 21:55


알코올 중독 아내가 술을 끊지 못하자 격분해 때려 숨지게 한 남편에게 법원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부장판사)는 상해치사·강요·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36)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네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목줄로 감금해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도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관련기관 2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술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갈등을 빚어온 아내 B(35)씨가 지난 1월 31일 오전 11시께 만취해 경찰들의 부축을 받으며 귀가하자 약 5시간 동안 폭행해 복강 내 과다 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에는 B씨가 술에 취해 자다가 이불에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도 다퉜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잃어버린 신뢰에 대한 책임을 져라. 손가락을 하나 자르던가, 매일 아이 등·하원 시간을 제외하고 사슬로 목줄을 차라"고 강요했다. A씨는 이를 거부하는 B씨를 잠옷 차림으로 집 밖으로 내쫓기도 했다.

A씨는 이날부터 1주일간 B씨가 술을 마시러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서 B씨 목에 실제로 목죽을 채우고 5.6m 길이의 쇠사슬 줄로 냉장고에 고정해 감금했다. 이런 강요와 감금에도 B씨가 또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정오 가까운 시간에 경찰 도움으로 귀가하자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사망 당일 B씨의 종아리를 구둣주걱으로 세 차례 때린 것 외에는 폭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경찰관과 함께 귀가할 때만 해도 다친 징후가 없었던 점, 사망 원인인 장간막 파열은 큰 힘이 가해져야만 발생할 수 있다는 법의학자들 소견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인의 습성을 고친다는 핑계로 비인격적으로 대하고 폭력도 수시로 행사하면서 가스라이팅을 했다"며 "강한 타격으로 인한 다량의 출혈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극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