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이 3년 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채굴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미국 아칸소주 리튬 매장지에서 에너지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인 테트라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2026년 전까지 리튬 채굴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엑슨모빌은 '프로젝트 에버그린'이라고 불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최소 1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엑슨모빌과 테트라 측은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광물이다.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배터리 기업,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석유 기업도 리튬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리튬 산업은 리튬 정광을 채굴하거나 염수호(소금물 호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원재료 생산과 이를 제련해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공정 등으로 나뉜다. 염수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작업은 원유 시추 및 배관 추출, 가공 작업과 비슷해 석유기업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런 우즈 엑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리튬 부문이 상당히 유망하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이와 별도로 아칸소주에서 2027년 전까지 자체적으로 리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엑슨모빌은 아칸소주 남부에 있는 12만 에이커(약 485.6㎢) 규모의 리튬 매장지를 탐사업체인 갈바닉에너지로부터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입 가격은 1억달러(약 132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엑슨모빌이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규모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엑슨 모빌은 기존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각화 측면에서 리튬 채굴에 투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엑슨모빌이 리튬 개발에 투자하는데 대해 "엑슨모빌이 다른 화석연료 생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하는 압력에 직면했다"면서 "아칸소주 외 지역에서 리튬 사업을 확장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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