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흉부외과 교수·사진)은 14일 “융합의학기술원이 서울대병원의 미래형 먹거리를 찾기 위한 핵심 조직이 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세계적 의료기관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네트워킹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은 의학, 공학 분야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2020년 9월 세워졌다. 이공계 인재들이 병원에서 연수받으며 진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수요를 찾고 교류하는 곳이다. 김 교수는 올해 9월부터 이곳의 원장을 맡았다.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해 의사 과학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의사와 이공계 전문가가 협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서울대병원이 직접 병원 문턱을 낮추고 융합인재 양성에 나선 배경이다.
개원 3년을 맞은 올해 이곳 연수생은 13명이다. 데이터의학, 의생명공학, 의생명과학, 의료기술정책의학 4개 분야 교수 9명이 참여하고 있다. 의료빅데이터, 면역학, 줄기세포, 유전체, 로봇, 인공혈관, 디지털치료제 등 연구 범위는 다양하다.
김 교수는 “병원 인력으로 보면 전공의(레지던트)와 전문의 사이 단계 정도인 이공계 인력을 선발해 석·박사 과정을 밟도록 하고 있다”며 “연수생 제도를 통해 교수실에 소속돼 임상 의사와 제한 없이 교류하면서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
9월 연 학술제는 첫 성과다. 김 교수는 이를 연례행사로 만들어 서울대병원은 물론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산하 병원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 교수는 2004년 서울대병원 전자의무기록(EMR) 도입 당시 팀장을 맡는 등 20년 넘게 의료 정보기술(IT) 업무를 책임져 왔다. 그는 “세계 10대 병원인 이스라엘 셰바메디컬센터는 혁신센터(ARC)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출한다”며 “융합의학기술원도 이런 기관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ARC는 매년 20~30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키우는 창업 요람으로 불린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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