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기 에이비온 대표 "노바티스·머크도 해결 못한 폐암치료제 부작용 잡았다"

입력 2023-11-14 18:03   수정 2023-11-15 01:26

“기존 약물의 높은 독성을 낮췄기 때문에 마음 편히 1차 치료제로 처방할 것입니다.”(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전문의)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암학회 ‘AACR-NCI-EORTC’에선 에이비온이 개발한 폐암 신약 후보 물질 ‘ABN401(바바매킵)’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시판 중인 기존 약물에서 보인 손과 발이 붓는 부작용을 크게 개선했기 때문이다.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바매킵은 기존 폐암약(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암을 더욱 악화시키는 유전자 돌연변이(C-Met)를 표적해 개발한 치료 물질”이라며 “학회에서 발표한 임상 2상 중간데이터에 따르면 입원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3등급 이상)이 나온 비율은 8.3%로 노바티스(37%), 머크(28%) 등 경쟁 약물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경쟁 약물의 임상 총책임자였던 유르겐 울프 독일 쾰른대 교수도 바바매킵에 대해 “폐암 환자 중에선 고령자가 많은데 안전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이비온이 타깃한 C-Met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연간 2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치료제 시장은 6조6000억원 규모로 매년 23.9% 성장하고 있다. 서울대 약대 교수이기도 한 신 대표는 “타그리소가 표적한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는 주로 폐암에서 발견되지만 이 변이는 유방암, 신장암, 간암 등 거의 모든 암에서 발견된다”며 “더 궁극적이면서 여러 적응증으로 확장이 가능한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온은 바바매킵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에 앞서 시장 출시가 가능한 ‘가속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한국 대만 등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은 내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신 대표는 “현재 복수의 글로벌 대형제약사와 기술 수출을 협의 중”이라며 “기술 수출이 이뤄질 경우 선급금만 600억~1000억원에 달하고, 선급금 이후 이르면 내년부터 수천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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