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크게 뛰었다. 물가지표 둔화에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 국채금리도 하락하면서 증시 전반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89.83포인트(1.43%) 오른 3만4827.70에,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4.15포인트(1.91%) 상승한 4495.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6.64포인트(2.37%) 뛴 1만4094.3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장중 4500선을 웃돌았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 9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나스닥지수 또한 지난 8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물가지표 결과에 일제히 환호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하고 있단 게 수치로 점점 드러나면서 긴축 종료 낙관론이 퍼졌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3.7%보다 크게 둔화한 수치인 데다, 시장 예상치(3.3%)도 밑돌았다.
미 중앙은행(Fed)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근거로 활용하는 근원 CPI도 크게 좋아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 올라 2021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수치는 월가 예상치(4.1%)보다도 낮았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시장 예상치와 전월 상승률인 0.3%를 모두 밑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8%로 반영했다. 이는 CPI 발표 후 한때 1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사실상 올해 안에 금리인상은 없을 거라고 본 것이다. 전날에는 85%에 그쳤었다.
CPI 둔화 소식에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기준물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8bp(1bp=0.01%포인트) 급락해 4.5%를 밑돌았다. 30년물 미 국채수익률도 10bp대 하락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무려 장중 20bp 넘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CPI 결과를 미뤄 Fed의 긴축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봤다. 내년부터 Fed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확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는 Fed이 내년 3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해 275bp가량 내릴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카슨그룹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소누 바게스는 "이번 물가 보고서는 내년 첫 6개월 안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 하락에 그간 금리에 짓눌렸던 기술주가 급등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6.12%)를 필두로 루시드(5.04%), 리비안(4.39%) 등 전기차주가 일제히 뛰었다. 반도체주도 일제히 랠리했다. 최근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한 엔비디아(2.13%)는 2% 넘게 올랐다. 엔비디아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장 기간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 밖에 마이크론(3.2%), 인텔(3.09%), AMD(2.65%) 등 다른 반도체주 또한 동반 상승하면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62% 급등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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