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 신설…내년부터 2.4만명에 최대 200만원

입력 2023-11-15 08:31   수정 2023-11-15 08:33


정부가 내년부터 제조업 등 10개 빈일자리 업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청년인턴 등 민간과 공공부문을 합해 7만4000개 일자리 경험도 제공한다.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청년층을 줄이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주요 대책에 투입되는 예산은 1조원 가량이다.

정부는 지난 7~10월 청년층을 대상으로 심층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쉬었음 청년의 증가 원인을 파악했다. 9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역대 2위(46.5%)를 기록하는 등 양호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데 주목했다. 올 1~9월 쉬었음 청년은 평균 41만4000명으로 1년 전 보다 2만3000명 증가했다. 전체 청년 인구의 4.9%에 달하는 규모로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다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조사결과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은 '괜찮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구직자가 하향 취업하는 대신 쉬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직이 잦아지면서 다음 일자리를 찾기 전까지 쉬게 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쉬었음 인구 증가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비칠 수 있지만, 쉬었음 기간이 길어질 경우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쉬었음 청년 인구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각종 대책을 중점적으로 마련했다.

빈일자리 업종(제조업 등 10개) 취업 청년에게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내년에 총 2만4000명에게 이같은 '빈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이 취업취약청년 채용시 2년간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도약장려금'도 확대한다. 내년에 12만명을 지원해 총 600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쉬었음 청년이 발생하는 근본원인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따른 노동시장 미스매치에 있다고 보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정부는 또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경험 기회를 7만4000명(민간 4만8000명, 공공 2만6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취업준비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부터 국가기술자격 응시료도 50% 할인 지원할 계획이다.

쉬고 있는 청년이 구직을 포기하지 않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청년성장프로젝트'도 새로 도입한다. 이 프로젝트는 심리상담 등을 통해 쉬고 있는 청년의 구직단념을 예방하는 사업이다. 10개 지자체를 통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취업 초기 청년에게 직장생활에 필요한 협업 및 소통 교육을 제공하는 내용 등이다.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으로 노동시장 참여가 어려운 취약청년을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가족돌봄청년을 위한 자기돌봄비(연 200만원)를 새로 도입하고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수당을 인상(월 40→50만원)하기로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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