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험지'…친명계 vs 비명계 '李 험지 출마'로 격돌

입력 2023-11-15 16:38   수정 2023-11-15 16:39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온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부적절한 요구'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험지 출마론'에 "말이 되는 얘기냐"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안동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해서는 안 되는 방식"이라며 "더군다나 3선 의원이 나도 다른 데 갈 테니까 당대표한테 너도 다른 데 가라 이게 할 수 있는 얘기냐"고 했다.

험지 출마론을 제기한 이원욱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원욱 의원이 3선 중진 아니냐. 좀 격 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재산 1만원 갖고 있는 사람이 재산 1억 갖고 있는 사람하고 재산 다 걸고 단판 승부 해보자 얘기 아니겠냐"고도 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안동 출마가 총선에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당대표 험지 출마 요구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첫째로 당대표와 맞서지 말고 윤석열 정권과 맞서야 할 야당의 중진들이 자꾸 이렇게 당 대표와 맞서는 것은 잘못됐다”라며 “특히 지금까지 당 대표와 맞서온 일부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는 당 대표 험지 출마 요구를 하는 게 주목할 만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남에게 요구하기 전에 먼저 본인들이 그런 희생을 했으면 좋겠다"며 "그렇지 않고 상대가 받지 못할 요구를 하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떤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재차 요구하며, 지역으로는 이 대표의 고향인 안동을 콕 찍었다. 그는 "이미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위원장이기도 한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도 안동 출마를 권유한 바가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해서 대통령까지 됐나 하는 것을 유추해보면 당연히 그렇다(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의 한 명"이라며 "3선 의원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솔선(수범)을 보여라' 이런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절반에 가까운 47%는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 중진을 겨냥한 험지 출마론이 '적절한 요구'라고 응답했다. '적절하지 못한 요구'라는 응답은 35%였고, '잘 모르겠다'는 19%였다.

이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률 1.8%,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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