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항공주가 비상할 채비를 하고 있다. 운항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유가와 환율도 안정세에 접어들며 항공사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7% 오른 2만1950원에 마감했다. 에어부산과 진에어도 각각 5.05%, 3.83% 올랐다.
항공주 주가는 지난달 말 바닥권을 형성한 뒤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각각 13.44%, 10.37% 뛰었다. 저가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도 각각 8.12%, 25.1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67%)보다 오름폭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를 거치며 항공주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회복중인 여객 수요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10월 국제선 여객 수는 66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90% 수준이다. 항공업계에 드리웠던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대부분 걷힌 셈이다. 10월 탑승객 수는 올해 여름 성수기와 비교해도 1% 많았는데, 10월 탑승객이 여름 탑승객 수를 넘어선 건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의 여행 수요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컨슈머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이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지난해 9월 30.3%에서 1년 만에 47.5%까지 높아졌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9월(51.9%)과 근접한 수준이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안정권에 접근하고 있는 점도 항공주에는 호재다.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데 올해 1300원 이상의 고환율이 지속되며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35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까지 치솟다보니 항공사는 고환율·고유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11월에 접어들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고, 국제유가(WTI) 역시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70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여객 수요 회복과 함께 실적의 발목을 잡아온 유가와 환율이라는 변수도 안정되는 상황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을 둘러싸고 있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며 "바닥권에서의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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