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저신용자 '갈아타기 금리' 내렸다...고신용자 대환대출은 중단

입력 2023-11-15 17:55   수정 2023-11-24 09:42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대환 금리는 3%포인트 넘게 인하하며 대출 확대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도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올리는 반면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는 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인터넷은행에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 30~44%(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로 채우게 한 규제를 이행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고신용자 신용대출 문턱 높여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3.3%포인트 낮춘다고 15일 발표했다. 중·저신용자가 다른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을 케이뱅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때 적용되는 ‘신용대출로 갈아타기’ 상품 금리는 지난 14일 연 7.56~15.0%에서 이날 연 4.26~15.0%로 낮아졌다. 중·저신용자의 ‘마이너스통장대출로 갈아타기’ 상품 금리도 같은 기간 연 7.86~15.0%에서 연 5.99~15.0%로 1.87%포인트 인하됐다.

케이뱅크는 대신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고신용자도 연 7.05~15.0%의 금리로 케이뱅크의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는 아예 선택권 자체가 사라졌다.

대환대출뿐만 아니라 신규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도 중·저신용자 대상으로만 인하됐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의 금리는 지난 14일 연 4.39~15.0%에서 이날 연 4.25~15.0%로 0.1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고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연 7.04~15.0%에서 연 7.05~15.0%로 올랐다.
○“신용 높은데 이자 더 내라니”
케이뱅크가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금리를 높이거나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를 대폭 내린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연말까지 32%로 높여야 해서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작년 말 25.1%에서 올 9월 말 26.5%로 1.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늘리려면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 1위(자산 기준) 업체인 카카오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9월 말 28.7%에서 연말까지 30%로 높여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지난달 30일 연 5.457%에서 이날 연 5.507%로 0.0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4.145%에서 연 4.095%로 0.05%포인트 낮아졌다.

금융당국 규제 탓에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를 회피하면서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가 중·저신용자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를 이용하는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사이의 신용대출 금리 역전 폭(최저금리 기준)은 지난 14일 2.65%포인트에서 이날 2.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에 대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정책자금을 확대하는 게 맞다”며 “신용도가 높은 차주에게 저신용자보다 더 높은 이자를 내라고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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