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러지(나라)가 초소형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나라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해양 특화 초소형 인공위성 ‘부산샛(SAT)’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초소형 인공위성과 탑재체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서 부산은 해양분야에서 ‘우주 헤리티지(우주에서 검증한 이력)’ 확보에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15일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에 따르면 나라는 지난 13일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 옵저버1A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나라는 가로·세로 20㎝, 높이 40㎝ 크기의 소형 인공위성을 지난 3년 동안 개발했다. 지구 상공 525㎞ 높이에서 하루 1~2회 지상을 관측한다.옵저버호가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부산시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부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2019년부터 182억원을 투입해 해양 공간 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 발사 예정인 ‘부산샛’은 이 사업의 핵심이다. 소형 위성을 쏘아 올려 부산 해안의 미세먼지 등에 관한 데이터를 생성한다는 계획이다. 서효진 부산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은 “해양이라는 방대한 공간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며 “우주에서 보내는 정보를 통해 해양 관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끌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전자부품연구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부산대 △부산항만공사 △나라스페이스 △텔레픽스와 공동으로 소형 위성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오픈랩을 구성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텔레픽스 등 다양한 주체와 해양 부문 인공위성 개발 사업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데이터 분석 기술 고도화 작업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위성 기술 경제성 확보
업계는 부산이 우주 헤리티지 확보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보고 있다. 나라의 위성 발사가 성공했고, 나라 위성의 ‘형제’ 격인 부산샛 프로젝트 등 3회에 걸친 인공위성 발사 성공 경험을 보유한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나라는 앞으로 100기의 소형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의 등장으로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서다. 궤도 진입에 일단 성공한 후부터는 역량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가 더 쉬워졌다.
나라 이외에도 인공위성에 장착되는 다양한 원천기술이 시장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보유한 편광 카메라는 초소형 위성 탑재에 적합한 스펙으로 현재 보정 작업을 거치고 있다. 광학 카메라와 레이저 통신에 특화한 부산지역 스타트업 텔레픽스도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양 부문 우주 정보를 받아들여 분석하는 해양위성센터를 운영 중인 KIOST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통합 우주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한다.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활용하는 영역을 개척하는데, 텔레픽스가 플랫폼 개발 기술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따라 부산은 해양분야 정보를 더욱 촘촘하게 확보하게 된다.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해운업 등 민간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까지 우주 데이터 활용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해양 관련 공공기관이 밀집한 영도구에 우주산업을 연계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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