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재활용 플라스틱 단지인 울산 ARC(첨단 재활용 단지) 공사에 들어갔다. 2026년 완공되면 전국 각지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곳에서 새 제품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단지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이미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 연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물량을 선주문받았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 ARC를 중심으로 재활용 화학사업의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울산 ARC는 SK이노베이션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에 들어선다. 단지 구축엔 총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단지가 완공되면 매년 폐플라스틱 32만t을 이곳에서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 매년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9%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동안 오염되지 않은 플라스틱만 기계적으로 재활용했지만, 이 단지에선 오염된 플라스틱은 물론 섬유·원사까지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다.
나 사장은 “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시점 기준으로 매출은 7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2500억~3000억원을 올릴 것”이라며 “공급 부족에 따라 오랜 기간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40% 안팎으로 보고 있다.
나 사장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장”이라며 “맥킨지가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를 2050년 600조원으로 내다봤지만 내부에선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재생 원료를 30% 이상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등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고품질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일단 선계약 물량을 생산량의 70%로 제한했다. 향후 제품 값이 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SK지오센트릭은 유럽, 중국, 아시아 등에도 재활용 플라스틱 단지를 짓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에선 현지 기업 두 곳과 4억5000만유로를 투자해 연 7만t 규모의 공장을 2027년까지 지을 계획이다. 나 사장은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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