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 전청조(27)씨와의 사기 공모 의혹을 받는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채널A에 따르면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신고서를 국민권익위에 접수했다. 김 의원은 신고서에 "남씨는 2021년 4월부터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해 왔는데 올해 초 전씨로부터 고가의 물품을 받았으며 이를 인정했다"고 썼다.
대한체육회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 소속 임직원은 청탁금지법이 적용되는 '공직자' 등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남씨는 대한체육회 이사로 약 2년간 활동하다 이날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금품을 1회 100만원 이상 받거나,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할 수 없다. 기부, 후원, 증여 등 금품 제공 명목도 관계없이 처벌된다.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으로부터는 단 1만원도 받아선 안 된다.
김 의원은 "남씨가 대한체육회 이사를 맡은 뒤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전씨에게 명품 선물을 받았다"며 "전씨가 운영하는 펜싱 학원 수강료를 받은 것부터 월 2000만원씩 받은 내용 모두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돼 조사를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5일 전씨와 온라인 부업 강연 업체 대표 A씨를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고발하고, 사흘 후 남씨의 공모 의혹을 제기하는 진정서를 서울경찰청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도 남씨를 서울 송파경찰서에 절도 등 혐의로 고소했다. 남씨는 지난달 31일 김 의원을 무고,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남씨는 지난 3일 전씨로부터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총 48점을 경찰에 자발적으로 압수 신청하고 소유권 포기 의견서도 함께 제출했다. 공모 의혹을 부인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경찰은 지난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해 전씨를 서울동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전씨는 지인 및 강연 수강생 등에게서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자는 23명, 피해액은 28억원으로 집계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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