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전 연인에 대한 가스라이팅 등의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있었던 배우 서예지의 소속사가 광고주에게 모델료의 절반을 돌려주게 됐다. 다만 서예지와 소속사에 청구한 손해배상 및 위약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 25부(부장판사 송승우)는 10일 유한건강생활(유한건생)이 서예지와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상대로 낸 12억7500만원 상당의 소송에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가 2억2500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다만 서예지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및 위약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예지는 2020년 7월 유한건생과 영양제 모델 계약을 체결했고, 8월 모델료 4억5000만원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 4월 '서예지가 전 연인을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이후 학교폭력 등 의혹과 과거 방송에서 밝힌 학력 등의 이력이 허위라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스태프 갑질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커지자 서예지가 등장했던 광고 송출도 중단됐다.
당시 소속사는 이를 모두 부인했으나 논란이 계속 이어졌고, 서예지는 활동을 중단해왔다. 이후 지난해 2월 tvN 새 드라마 '이브'로 복귀를 앞두고 "그간 서예지 씨와 관련하여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사는 앞으로 서예지 씨가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예지 역시 "모든 일들은 저의 미성숙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고 성숙해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한건생 측은 서예지에 대한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소속사의 대응 등이 '본 계약기간 동안 공인으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로 인해 광고주의 제품?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가하거나 광고 효과를 감소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예지와 소속사에 위약금 및 손해배상액 12억 7500만원을 청구했다. 유한건생 측이 근거로 제시한 계약서에는 '공인으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음주운전, 뺑소니, 폭행, 학교폭력, 마약, (…) 등 각종 범죄혐의로 입건되거나 모델이 스스로 인정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기재돼 있었다.
다만 재판부는 "의혹의 대상인 학폭, 가스라이팅 등은 모두 계약기간 전의 것"이라며 서예지와 소속사가 계약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계약서에 '학교 폭력'이 언급돼 있고, 원고 측은 "계약 전의 학교폭력에도 적용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재판부는 "'학교폭력'은 예시일 뿐"이라며 "원고 주장대로라면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과거 위반행위를 밝히도록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는 헌법상 중대한 기본권 침해에 해당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서예지와 관련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입장문을 낸 것 역시 계약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모델료가 지급된 이후 광고 방영·게재가 취소될 경우 소속사는 모델료의 50%를 현금으로 반환한다'는 게약서 조항에 따라 유한건생이 지급한 모델료 중 2억2500만원을 반환하라고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