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는 양 팀 선수단 외에도 딜런 자데자 라이엇 게임즈 CEO, 존 니덤 e스포츠 사장, 나즈 알레타하 e스포츠 글로벌 총괄, 제레미 리 리그오브레전드 총괄 프로듀서 등이 e스포츠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올해 롤드컵 주제곡을 부른 걸그룹 뉴진스와 라이엇 게임즈의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 하트스틸(HERATSTEEL)에 참여한 백현 등도 자리를 빛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T1 팬들의 ‘선행 밈’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T1 팬들은 T1의 롤드컵 우승을 위해 쓰레기 줍기, 헌혈 등 선행을 실천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선행을 통해 덕을 쌓아 T1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자는 취지다. 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쓰레기를 줍는 것을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파생된 온라인 밈이다. 지난 7월에는 지하철 6호선 열차에서 다른 승객의 토사물을 치워 화제가 된 청년이 T1의 팬으로 알려져 ‘페이커’ 이상혁 등 선수단과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T1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은 15일 미디어데이에서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좋은 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팬분들의 그런 간절함이 많이 느껴져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된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한편 T1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에 참가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며 “팀원들이 잘해준 덕분에 결승에 올라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롤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결승에서도) 다 같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WBG의 서포터 ‘크리스피’ 류 칭쑹은 “세트스코어 3 대 1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들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T1이 잘하는 팀이고 다른 LPL 팀들을 꺾었지만 (결승전이) T1의 마침표”라며 도발했다. 이에 대해 T1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웨이보가 잘하는 팀이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라면서도 “우리도 자신감이 있어 3 대 2로 이길 것 같다”라고 받아쳤다.
한편 이날 T1 선수단과 뉴진스의 만남도 성사됐다. 류민석은 지난 12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징동 게이밍(JDG)과의 4강 경기에서 승리 후 “고척돔 나와, 뉴진스 나와”라는 게임 보이스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여한 뉴진스 멤버 하니는 “그날 경기를 보고 있었다”라며 “되게 재밌고 신기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롤을 플레이해 봤다고 밝힌 하니는 “포지션은 탑이고 챔피언 중에선 가렌이 가장 편안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즈 알레타하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글로벌 총괄은 이날 행사에서 “롤드컵 4강까지 시청자 수가 (작년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다”라며 “추정치이긴 하지만 고무적인 성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새로 도입한 스위스 스테이지 포맷과 LCK 팀 중 홀로 살아남은 T1이 LPL 팀을 상대로 ‘도장 깨기’를 이어간 라이벌 구도가 시청층을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T1과 WBG는 오는 19일에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펼친다. 이미 표는 매진된 상태다.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암표가 올라오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결승 당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 응원도 진행된다. 15일 진행된 코인 토스에세 패한 T1이 레드 사이드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T1이 우승할 경우 이상혁은 통산 4번째 롤드컵 우승컵을 차지한다. 반면 WBG가 승리할 경우 ‘더샤이’ 강승록과 양대인 감독, 류 칭쑹이 두 번째 롤드컵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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