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상간녀가 주고받은 온라인 메신저 대화 내용을 캡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아내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7단독(서민아 판사)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의 SNS에 남편과 상간녀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A씨는 상간녀에 대해 '애가 둘인 엄마'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A씨는 "절친(절친한 친구) 와이프(아내)와 1년 6개월 연애, 애틋해 응원해주고 싶다", "더러워" 등의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총 9차례에 걸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남편의 불륜 사실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도록 드러내 남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전파성이 대단히 높은 SNS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고 A씨는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자신의 배우자와 피해자의 내연관계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부분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라인 명예훼손은 적시한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온라인상에서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지게 되므로 더욱 강력하게 처벌되는 것이다.
이에 온라인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을 경우에는 비방이나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없었던 점, 공익 목적으로 게시한 점 등을 주장해 감형이나 감액받을 수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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