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기존 전략실을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한 경영전략실로 개편하고 경영전략실장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사진)를 임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9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총력 체제를 구축한 데 이은 후속 조직 개편 조치라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전략실 수장 교체는 8년 만으로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이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임영록 경영전략실장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겸직한다. 계열사 대표가 경영전략실장을 함께 맡는 것은 처음이다. 임 대표는 7년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맡아 스타필드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그룹 내 여러 관계사와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을 인정받아 중책을 맡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경영전략실에 대해 그룹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안정적으로 보좌하는 본연의 임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최고경영진의 경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각 사의 사업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조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능 중심의 조직 효율화를 통해 실무 기능은 현업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홍보 등 일부 기능의 컨트롤 타워 역할도 추가해 계열사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지원본부와 재무본부 체제도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해 성과 창출을 담당하게 된다. 경영총괄에는 허병훈 부사장이, 경영지원총괄에는 김민규 부사장이 각각 임명됐다.
임 대표가 겸직한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이주희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가 겸임 발령됐다. 기존 전략실의 김선호 지원본부장(부사장)은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신동우 재무본부장(상무)은 SCK COMPANY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 말부터 전략실을 이끈 권혁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전략실 개편에 대해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각 사별 지속 성장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각 사별 세부 조직 개편을 통해 실행 방향 설정이 이뤄졌다고 판단, 새로운 성장을 이끌 조직으로 경영전략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번 후속 조직 개편을 실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인사 시기를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9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대표이사의 약 40%를 교체하고 통합 대표 체제를 도입해 조직 개편에 돌입한 바 있다. 새로운 체제를 도입하면서 대표이사 인원은 종전의 5분의 4 수준으로 축소됐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인사에 대해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의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실행력 강한 조직 진용을 새롭게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인사와 조직 개편에 대해 실적 악화에 따른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치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내수 부진 등으로 유통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한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대응하고 나섰다는 진단이다.
이마트는 올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강자 쿠팡에게 매출 기준 유통업계 1위를 내줬다. 신세계백화점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멈추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