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정오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를 찾은 허진(61) 씨는 서울 광희동 주민센터와 명동 주민센터 등 주변 주민센터를 연달아 찾았으나 "업무가 안된다"는 이유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오늘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하는 날이라 인감 증명서와 등초본 등 각종 서류가 꼭 필요하다"며 "오늘 못 떼면 큰일 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허 씨는 "각종 민원 행정 업무를 디지털만 '올인'해서 이러는 것 아닌가"라며 "수기로라도 서류를 떼도록 병행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서울시청에서 서류를 떼러 왔다는 김모 씨도 "오늘 오전 일찍부터 전산망이 마비됐다면, 문자 메시지라도 알려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귀한 시간을 쪼개서 왔는데 허탕을 쳤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가족관계증명서 말고는 발급해드릴 수 있는 서류가 없다"며 "중앙정부에서 발생한 문제이고, 거기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여기에 온라인 서비스인 정부24마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민원 서류 발급은 온오프라인 모두 사실상 마비가 됐다. 정부24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접속 지연 상황이 벌어졌고, 이날 오후 2시쯤 서비스가 아예 중단됐다.
정부24 서비스 중단에 따라 온라인에서도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입 신고해야 하는 세대는 어쩌나"라며 걱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비규환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행안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장애 원인은 네트워크 장비다. 다른 장비로 교체해도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3시간이 지나면 (공공기관) 업무가 끝나는데, 이 시간 내에 복구가 된다고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행안부가 전산망 장애를 처음 인지한 때는 오전 8시 40분쯤이다. 이때부터 복구작업에 들어갔지만, 반나절이 지나도록 시스템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행정전산망 새올과 정부24의 서버, 네트워크 장비는 대전광역시에 있는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있다. 행안부는 관련 공무원과 네트워크 장비업체 직원 등 수십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펴고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