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 벤처기업 크리스퍼테라퓨틱스는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엑사셀’(성분명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이 ‘카스거비’라는 제품명으로 영국에서 조건부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첫 인체의약품이다.
카스거비는 상태가 위중한 중증 겸상적혈구빈혈(SCD) 및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TDT) 환자를 위한 맞춤형 유전자치료제다. 두 병 모두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생긴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카스거비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조혈모줄기세포로 만든다. 몸속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세포다. 유전자가위로 비정상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정상 유전자를 넣는다.
카스거비는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원샷’ 치료제다. 치료 비용은 100만달러(약 13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엑사셀의 허가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약업계는 유전자가위를 쓴 항암제 등 신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를 보유한 툴젠도 주목받고 있다. 신약 개발은 물론 특허 로열티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미국 특허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툴젠은 미국의 CVC그룹, 브로드연구소 등과 특허권을 둘러싸고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박인혁/이우상 기자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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