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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내년 봄까지 연장하는 것을 검토한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차원의 추가 감산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사우디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내년 봄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희생이 커지면서 중동 산유국 내부에서 여론 반발이 심해지는 것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와 동시에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 카드가 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16일 5% 가량 급락해 배럴당 77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사우디는 OPEC+ 감산과 관계없이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이행하고 있다. 이를 한 차례 연장해 올해 말까지 감산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최근 이스라엘 전쟁 국면 등을 고려해 내년 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전언이다. 일일 산유량이 1200만 배럴에 이르던 사우디는 현재 하루 약 900만 배럴만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 연장과 함께 OPEC+의 추가 감산도 논의되고 있다. 오는 26일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사무국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 각료 회의에서 추가 감산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OPEC+ 차원에서도 하루 최대 100만 배럴 감산이 논의 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가 감산 검토 소식은 쿠웨이트, 알제리, 이란 등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이스라엘 전쟁에 분노하면서 감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해당 관계자는 "OPEC+가 이번 전쟁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OPEC+ 내부의 분노를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된다"면서 "걸프 국가 지도부는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한다는 자국 국민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수출을 전면중단해 1970년대와 같은 오일쇼크가 반복되는 일은 없겠지만 산유국들이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내면 글로벌 석유 시장과 미국 워싱턴 정가가 이를 충분히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산유국들이 일제히 추가 감산에 나서 유가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겐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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