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 맥킨지 한국사무소 시니어파트너(사진)는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2%대인 한국 경제성장률이 4~5%로 올라가려면 혁신 기업이 줄줄이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세 곳뿐이다.
그는 “매출 1000억달러 이상 기업 다섯 곳과 함께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 기업은 20곳이 나와야 한다”며 “혁신 기업이 쏟아지면 2040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금의 두 배인 7만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2040년 세계 7대 경제강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이처럼 몸집을 키우려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석유화학·정유업을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니어파트너는 “한국 수출 2위를 차지한 석유화학업종은 중국의 과잉 설비로 조만간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석유 수요가 최대를 기록한 이후 꺾이는 시점인 이른바 ‘피크 오일’이 2035년 도래하면서 정유업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과 함께 기업들이 혁신 산업에 발을 디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이 에너지원 전환 과정에서 상당한 사업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탄소포집·활용·저장(CCUS)과 풍력은 각각 1000억달러 시장이고,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은 4800억달러 규모로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시장도 팽창하는 데다 양자컴퓨팅은 무려 1조달러 시장”이라며 “이들 분야에서 혁신을 이룬 한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출 100억~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저성장·저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 우수 인력 확보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시니어파트너는 “일본의 고급 인력 이민자는 2012년 12만 명에서 2022년 48만 명으로 4배가량으로 늘었다”며 “같은 기간 한국은 5만 명 수준으로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 운영되는 외국인 학교 등이 과거와 비교해 늘어나지 않았다”며 관련 인프라 확충을 주문했다. 기업들이 사업 혁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외국계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
김익환/황정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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