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필 에니아이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한 산업부터 로봇이 도입되기 시작했다”며 “제조업, 물류에 이어 요식업에서도 큰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팔을 가져와 치킨이나 피자 조리에 적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조리에 특화된 로봇을 양산하는 곳은 에니아이가 처음이다. 황 대표는 “유·수증기에 노출되는 고온의 주방에서 사람만큼 성능을 내며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드는 게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인천 부평의 1983㎡(약 600평) 규모 공장에서 알파그릴 양산을 시작한다. 황 대표는 “현재 500대 공급 계약을 따냈고 연말까지 1000대는 넘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니아이는 KAIST 출신 5명이 2020년 공동 설립했다. AI·인지시스템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황 대표는 인력난이 심각한 외식업에서 사업성을 발견하고, 주방 로봇 분야에 뛰어들었다.
크라이치즈버거와 롯데리아에서 음식 재료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제품 성능을 고도화했다. 황 대표는 “실제 매장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할 때까지 3년이 걸렸다”며 “다른 기업이 뛰어든다고 해도 3년의 기술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니아이는 조리 로봇을 파는 대신 월 165만원 구독료를 받고 대여한다. 프랜차이즈 고객을 ‘록인’해 전 세계 햄버거 매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의 프랜차이즈 두 곳에서 제품 성능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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