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매니저는 고수익의 비결로 다양한 경력을 꼽았다. 대기업 광고팀 직원으로 시작해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 개인 전업투자자 등 여러 직업을 거쳤다. 그는 “단기 수익을 잘 내는 매니저는 많지만 꾸준히 우수한 수익률을 유지하는 매니저는 드물다”며 “한 분야에 꽂히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춰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강 매니저의 운용원칙은 ‘성장하는 기업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인공지능(AI), 로봇, 전력기기 분야에 투자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며 로봇주로 분류되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의료AI 관련주 루닛, AI반도체 관련주 이수페타시스, 전력기기 관련주 효성중공업 등을 꼽았다.
강 매니저는 “코로나19,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이 주식시장을 흔들었고 현재는 고금리가 최대 이슈가 됐다”며 “외부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을 만한 성장성을 보여주는 산업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로봇 분야는 내년에도 반드시 높은 비중을 가져가야 할 섹터”라며 “올해 주가가 크게 뛴 전력기기·변압기 분야 비중은 줄이고 있다”고 했다.
강 매니저는 AI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AI산업은 극초기인데 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AI의 성장에 따라 수혜를 볼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AI 서비스 기업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강 매니저는 “올해도 HBM과 관련해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기업은 다 주가가 올랐다”며 “기업들이 고성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생성형 AI 챗봇과 같은 AI 원천기술에 투자하는 네이버 등에 대해선 “지금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대단하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직접적인 AI 수혜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네이버가 AI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조 단위로 투자한다”며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성상훈/김동주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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