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6일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청년 취업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예산 2383억원을 전액 삭감 의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불참했다.
청년 취업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예산은 크게 ‘청년 일 경험 지원’과 ‘청년 도전 지원’ 예산으로 구분된다. 청년 일 경험 지원은 채용시장에서 기업들이 직무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구직활동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직무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기업 탐방, 프로젝트 부여 등을 통해 양질의 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내년엔 대상자 수를 4만8000명으로 올해(2만 명) 대비 두 배 이상 늘려 잡았다.
청년 도전 지원은 구직 의사가 없어 ‘니트족’(NEET·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으로 불리는 청년들에게 특화된 취업 지원 사업이다. 심리 상담, 고용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니트족의 노동시장 참여 및 취업 촉진을 지원한다. 니트족은 통계상 ‘쉬었음’으로 집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15~29세) 중 ‘쉬었음 인구’는 올 1~10월 월평균 41만 명으로 작년보다 2만여 명 늘었다.
하지만 야당은 이들 사업의 단기성 등을 문제 삼으며 칼날을 들이댔다. 환노위 예산결산소위원장인 진성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일 경험 사업은 단기간 기업 탐방으로, 일자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 최근 수십 배씩 예산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했던 사회적기업 지원과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예산 증액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복성 조치’로 삭감에 나선 것”이라며 반발했다.
앞서 9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마디에 사회적기업 지원 등 여러 민간 보조금 사업을 단칼에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기업 육성 관련 고용부 예산은 올해 939억원이었다. 내년 예산은 69.5% 줄어든 286억원으로 편성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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