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30전 하락한 1291원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90전 내린 1296원으로 개장했다. 장 초반에는 소폭 상승세가 나타났다. 장중 한 때 1299원80전까지 오르며 1300원대로 재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환율은 금세 하락세로 전환했다. 장중 10원 이상 하락하며 1280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막판에는 소폭 상승해 129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지난 8월1일(1283원80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내린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영향으로 파악된다. 미국 경기지표가 둔화하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데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를 기록했고, 원화는 상대적 강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5일간의 교전 중단 등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중국 위안화 강세에도 일부 연동됐다. 이날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석 달 연속 동결했다.지난 8월 인하 이후 3개월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하락(위안화 강세)하자 원화가 덩달아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원화는 위안화의 대리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날 증시의 외국인 자금 흐름도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974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장 마감시간(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5원83전이었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간 기준가 860원84전보다 4원99전 올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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