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는 얍 판 츠베덴(63·사진)은 20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서의 첫 목표로 ‘협력’을 꼽으며 “정재일을 비롯해 신진 작곡가들과 오페라, 발레 등 서울의 다양한 음악 단체와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츠베덴이 협력을 강조하는 건 서울시향의 파급력을 넓히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일반 서울시민도 사랑하는 예술단체가 되기 위해선 다른 예술 분야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츠베덴은 서울시향과 5년간 함께할 주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는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해외 투어 공연을 계획 중”이라며 “매년 스위스 메뉴힌 페스티벌에서 운영하던 신인 지휘자 육성 프로그램을 서울에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러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는 작업도 시작한다. 말러가 쓴 10개의 교향곡을 녹음하려면 악단은 매년 최소 2개 이상의 말러 교향곡을 연주해야 한다. 말러 교향곡은 규모가 크고 어렵기로 정평 나 있다.
츠베덴은 19세에 세계 최정상급 악단 로열콘세트르헤바우(RCO) 최연소 악장으로 17년간 일했다. 이후 미국 댈러스 심포니, 홍콩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을 이끌었다. 그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단기간에 연주 실력을 끌어올려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로 불린다.
그는 내년 서울시향 프로그램은 클래식 대표 레퍼토리로 구성했다. 바그너의 ‘발퀴레’, 브람스 2번, 모차르트 40번, 베토벤 5번 ‘운명’ 등이다. 객원 지휘자로 거장들을 섭외했다. 올해 빈 필하모닉 내한 공연을 이끈 투간 소키예프를 비롯해 동양인 여성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는 김은선, 바실리 페트렌코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등이 포디움에 선다. 여기에 피아니스트 임윤찬, 손열음 등 스타 연주자를 협연자로 세운다.
“서울시향이 다양한 곡을 주무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니까요.”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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