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ATP투어 니토 파이널스(총상금 150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얀니크 신네르(22·이탈리아·4위)를 2-0(6-3 6-3)으로 물리쳤다. 조별리그에서는 신네르에게 1-2로 패했지만 조코비치는 결승전에서 단 100분 만에 완승을 거둬 설욕전에 성공했다.
시즌 최종전인 ATP 파이널스는 세계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이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 통산 7번째 우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가 보유하고 있던 6회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내 생애 최고의 시즌”이라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올해 테니스계는 ‘조코비치 천하’였다. 4대 메이저 대회 모두 결승에 올랐다. 호주·프랑스·US오픈은 우승을 거머쥐었다. 윔블던 대회에서만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2위)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을 뿐이다. 메이저 대회 24회 우승을 달성하며 ‘라이벌’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이 갖고 있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2회) 기록을 제쳤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400주간 세계 1위 기록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장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언젠가는 누군가 이 기록을 깨겠지만 가능한 한 오래 이 기록이 유지됐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GOAT’로서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조코비치지만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1년에 4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여기에 올림픽 금메달을 더한 ‘커리어 골든슬램’이다. 그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질문에 “4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을 원한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지금까지 네 번 올림픽에 출전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2001년생 시네르, 2003년생 알카라스 등 띠동갑 아래의 선수들이 떠오르고 있지만 조코비치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그는 “그들이 나를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의 테니스를 펼쳐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큰 무대에서 그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한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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