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청주 간첩단 사건' 재판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청주지법 제11형사부(김승주 부장판사)는 2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북동지회 손모(49) 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에서 "송 전 대표가 법정에 출석하겠다고 답변했다"며 다음 달 4일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포함한 이명주 진보당 청주시 지역위원장, 손 씨의 전 부인 등 총 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송 전 대표와 피고인들이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증인 신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송 전 대표와 피고인들이 남북 철도사업과 '북녘 통일 밤 묘목 백만 그루 보내기 전 국민운동'에 관해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었던 송 전 대표는 남북 철도사업(동해북부선)에 대해 "대통령(문재인)한테 초기부터 하자고 그래도 왜 그리 소극적이었는지"라고 언급했다. 밤 묘목 보내기 운동에 대해선 "내가 북측한테 연락해서 정확하게 이게 자기들의 의도가 맞는지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발언했다.
검찰은 대한민국 국회의 외교통일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손 씨 등이 북측에 보고한 것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밀 유출이라고 판단했다.
청주간첩단은 2017년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해 4년간 북한으로부터 공작금을 수수하고 국가기밀과 국내 정세를 수집·보고한 혐의로 2021년 9월 기소됐다.
피고인들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재판 시작 이후 네 차례나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 1심 재판만 26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도 피고인 중 1명이 법관 기피신청을 내 재판이 분리되기도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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