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연안 어류의 종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관찰된 131종 중 열대·아열대성 어류가 열 마리 중 여섯마리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나선 국립생물자원관은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 어류의 변동을 추적하기 위한 장기 관측 연구를 추진한다.
20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연안의 어류 종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수중 조사에서 관찰된 131종 중 열대 및 아열대성 어류가 58.5%에 달한다고 밝혔다. 온대성 어류 36.9%의 1.5배 이상이다. 이번 연구조사는 기후변화가 동해 연안의 어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수중 조사와 과거 학술 문헌 및 표본 기록을 병행해 어류 종수를 파악한 결과 2023년 10월 기준으로 울릉도의 어류는 지난해 154종에서 20종이 늘어난 174종으로 집계됐다.
특히 울릉도 연안 일부 조사 지점에서 대표적인 열대성 어류인 파랑돔이 10개체 미만에서 100개체 이상 관찰돼 10배 이상 증가했고, 가막베도라치, 가시망둑 등 온대성 어류와 용치놀래기, 놀래기 등 열대·아열대성 어류도 주로 관찰됐다.
여름철 이후에는 동한난류에 실려 온 연무자리돔, 흰꼬리노랑자리돔, 검은줄꼬리돔, 큰점촉수 등 남방계 어린 물고기가 새롭게 발견되기도 했다. 동한난류란 대한해협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따뜻한 해류를 말한다.
연구진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열대·아열대성 어류의 분포가 동해 연안으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지역을 확대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3년에 걸친 수중 조사를 통해 울릉도 어류의 종 다양성에 대한 종합적인 현장 자료를 수집했다”며 “기후환경의 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 어류의 종 다양성 변동을 추적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측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