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인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중국의 인재 양성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박동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의뢰해 작성한 '한미중 AI 인재 확보 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재 수는 글로벌 22위에 그친다. 보고서는 AI 전문 연구기관인 엘리먼트 AI가 발표한 '2020 글로벌 AI 인재보고'를 인용해 한국이 보유한 AI 인재 수가 2551명, 전 세계의 0.5%에 불과하다.
글로벌 순위를 보면 1위는 미국(18만8300명·39.4%), 2위는 인도(7만6213명·15.9%), 3위는 영국(3만5401명·7.4%), 4위는 중국(2만2191명·4.6%)이었다. 한국은 30개국 중 22위에 그쳐 하위권에 속했다.
한국, 미국, 중국의 AI 인재 육성 및 영입 전략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범정부 차원 컨트롤타워 구축 △초중고 기초교육 강화 △해외 인재 영입 기반 정비 세 가지 측면에서 전략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미국과 중국은 AI 인재 양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존재하지만, 한국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4개 부처가 산발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교육부가 초중고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을 총괄하고, 중국은 국무원을 중심으로 AI 발전 계획을 수립해 일관되고 통합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초중고 AI 교육의 체계성, 교사의 전문성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우 2021년 '모두를 위한 컴퓨터 과학법'을 통과시켜 컴퓨터 과학 교육을 확대하려는 주 또는 지방 교육기관에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담당 교사 확보를 위해 2011년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2016년에는 4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중국은 2001년부터 정보기술 과목을 의무교육으로 설정했으며 교육 시간도 한국보다 월등히 많은 시간을 편성하고, 2018년에는 AI 교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생애주기별 AI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 2018년부터 초등(5∼6학년) 17시간, 중등 34시간, 고등학교는 선택과목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교육 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현직 교사 중 희망자를 재교육하는 방식으로 인력수급을 해소하고 있어 교육의 질 향상에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AI 인재 확보를 위해 해외 인재 영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현재 유입은커녕 AI 인재들을 미국, 중국 등으로 뺏기고 있는 만큼 높은 급여와 매력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고 정부 차원의 비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인재 영입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계에서는 AI 인재의 양적 부족에 더해 질적 미스매치 해소가 시급하다"며 "우수한 전문 강사를 많이 확보하고, 초중고 단계별로 심화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AI 기초교육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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