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지만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내년 보험료율 인상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코리안리가 20일 77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20일 이후 5.95% 올라 같은 기간 KRX보험지수(-6.75%)와 상반되는 성과를 보였다. 연중 저점(7월 7일) 대비로는 36.12%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등락률(-1.41%)을 한참 상회했다.
코리안리 주가가 오르는 건 보험료율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재보험사들은 매년 9월 모나코에서 컨퍼런스를 여는데, 올해 회의에서는 내년 재보험료율을 한 차례 올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의에 따라 내년 글로벌 재보험료율이 인상되면 코리안리의 배당 이익 체력도 제고될 전망"이라며 "당분간 보험업종 내에서 가장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리안리는 국제보험회계기준(IFRS4) 상 배당성향 30%를 유지한다는 방침인데 이에 따르면 올해 배당수익률도 7%대에 이른다"고 했다.
코리안리는 올 3분기에 2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 67.5%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실적 발표 뒤에도 주가가 조정을 받지는 않았다. '부채 전입비용'(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적립해 놓는 돈)을 많이 쌓았을 뿐 실제 이익 환경이 나빠진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건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보험금 지급에 대해 한층 더 보수적인 전망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까지 적용한 IFRS4 기준대로 보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2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 수준(1579억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일반 보험주는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게 "배당 가능 이익을 전년도와 동일하게 안정적으로 가져가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를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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