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능 만점자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주요 재수학원에서도 만점자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킬러문항' 배제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반응이다.
21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전진협)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이후 고3 재학생 가운데 아직 전 과목 만점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수능 당일, 시험을 친 학생들이 가채점하고, 전 과목 만점자가 나오면 교사들 사이에 소문이 나는데 아직 만점자 얘기가 없다는 설명이다.
고3 재학생, 재수·N수생을 포함해 수험생 약 12만명의 가채점 정보를 보유한 메가스터디교육에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 재수생 1명이 만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가채점은 결과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입력하는 경우도 있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다 주요 재수학원에서도 가채점 결과 수강생 중 만점자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3 재학생 중 만점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2022학년도 이후 2년 만이다. 문·이과 통합 수능 첫해로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 해당 연도엔 재수생 단 1명만 만점을 받았다. 재수·N수생까지 포함해 만점자가 나오지 않게 되면 2011학년도 이후 13년 만이 된다.
한 교육 관계자는 "첫 과목인 국어 과목이 어려우면 수험생들은 정신력이 흔들리고, 이후 과목까지 영향을 끼친다"며 "올해엔 '킬러문항'이 배제됐다고 했지만, 지문의 난이도가 높지 않은 대신 선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민할 요소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킬러문항'에 대한 정부와 학생들의 이해가 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사교육을 잡기 위해 킬러문항을 배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6월 모의평가 이후 킬러문항 배제로 출제 기조로 전환되면서 "역대급 N수생 참전"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수능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만점자가 1명도 없으면 '핵불수능'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킬러문항을 '변별력을 위한 난이도가 어려운 문제'로 이해했던 반면, 정부의 킬러문항 개념이 이와 달랐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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