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부산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의 결정적인 조력자로 꼽힌다. 코로나19로 해외 홍보가 사실상 가로막혔을 때도, 경쟁국에 비해 유치 홍보가 뒤처졌을 때도 그는 언제나 해결사로 등장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코앞까지 다가온 현재까지도 여전히 국제박람회기구(BIE) 소속 인사 등 부산으로 방문하는 해외 유력 인사를 초청해 환한 표정으로 응대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두바이 엑스포가 대표적인 사례다. 장 회장은 당시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두바이 엑스포 현지를 찾아 5일 동안 세계 각국 인사들을 만나며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장 회장은 “하루에 12시간을 발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쫓아다녔다”며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시기라 해외 홍보 수단은 사실상 두바이 엑스포가 유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국 72개 상의가 엑스포로 똘똘 뭉치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부산만의 유치전’ 또는 ‘재계와 정부 지원이 없는 엑스포 유치’ 등의 비판이 제기된 시기와 맞물린 지난해 4월 전국상의회장 회의를 부산으로 유치하는 수를 뒀다. 그 결과 최태원 대한상의를 비롯한 전국 72개 상의가 2030 부산엑스포 지지 결의를 다지게 됐다. 장 회장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까지 방문했다”며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를 직접 외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이후부터 부산시는 정부와 국내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본격적인 홍보 작업에 들어갔다.
굵직한 성과도 거뒀다. 부산상의는 지난해 부산 엑스포를 주제로 한 UCC 시민 공모 오디션을 기획했다. 81편에 달하는 수준 높은 작품이 올라왔다. 11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는 2025 세계반도핑방지기구(WADA) 총회 유치위원장을 맡아 이 행사를 부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장 회장은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최초의 행사로 불리한 여건을 딛고 유치했다”며 “이 경험을 살려 엑스포 유치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유럽과 아프리카 등 해외 방문 유치 교섭 7회, 해외 인사 초청 행사 18회 등 총 25회에 달하는 해외 유치 활동을 펼쳤다. 2021년 부산시가 공식적으로 엑스포 유치 신청서를 낸 뒤에도 충분한 지원이 없어 어려운 여건에 처하자 장 회장은 지역 재계 원로와 주요 기업을 설득해 200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선정 결과와는 별개로, 장 회장은 유치 과정 자체가 하나의 큰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크게 세 가지 틀에서 엑스포 유치전 이후 부산의 달라진 위상을 정리했다. 첫째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주요 현안들이 해결됐다고 봤다. 가덕도신공항과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이다. 장 회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들이지만 역설적으로 두 사업이 나머지 현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지역 경제를 좀먹고 있었다”며 “엑스포 유치전에 실패하더라도 부산 경제 성장의 희망을 살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었던 과정과 동남권 경제 권역의 틀을 마련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노련한 경영인의 눈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 이후로 향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 엑스포는 개최 이후 2019년까지 10년 동안 방문객이 834만 명으로 개최 전보다 81.9% 늘었으며, 주변 지역 투자 역시 최대 50%까지 증가했다”며 “2025년 엑스포를 여는 일본 오사카 역시 10조6000억원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해 엑스포 이후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역시 관광·마이스 중심의 산업 체질 개선으로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그는 내다봤다. 장 회장은 “복합리조트 건설 등 상의 차원에서 투자를 이을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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