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영화 '독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고(故) 김주혁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넷플릭스 영화 '독전2'로 돌아온 조진웅을 만났다. 그는 이번 '독전2' 촬영하면서 고 김주혁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조진웅은 "'독전' 마지막 촬영 마치고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당시 너무 황당했다. 그런데 촬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이래도 되냐? 이러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이어 "브라이언(차승원)과 액션신이었는데 마냥 유쾌하게 할 수도 없었고, 그러면서도 엉엉 울 수도 없을 정도로 슬펐다. 저희 팀들이 1주기 때 산소도 찾아가고 그랬다"고 말했다.
고 김주혁은 사망 전 "연기가 너무 재밌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조진웅은 "당시 김주혁이 엄청 바쁘게 작업할 때였다. 그러면서 연기상도 받으셨는데 본인이 연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고 하셨다. 행복하게 작업을 하셨는데 그런 소식이 들려 지금도 생각하면 황망하다. 엔딩 작업하면서 먹먹함이 있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독전2'는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비주얼 버스터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독전'의 미드퀄이다.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조직을 쫓는 원호와 사라진 락(오승훈), 그들 앞에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새로운 인물 큰칼(한효주)의 숨 막히는 전쟁을 그린 범죄영화다. 조진웅은 오랫동안 마약 조직의 실체를 추적해온 집념의 형사 원호 역을 이어 맡았다.
조진웅은 '독전2'가 미드퀄(전작이 다루고 있는 중간 시간대 일어난 일을 다룬 작품)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일단 한 번 써 보라"고 했다고.
그는 "처음엔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전혀 몰랐다. 2 했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여기까지 하고 싶은데 했다. 영화 끝나자마자 놨었다. 제작사 쪽에서 '네가 안 하면 집필할 이유가 없지'라더라. 하겠다고 하고 시나리오가 왔는데 '독전' 그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드퀄이더라. 연결도 맞춰야 하고 그래서 쌔가 빠지게 들이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편의 오두막에서 풀지 못했던 원호의 진한 감정이 있었다. 뭔가 해결하지 못한 기분이었는데 이렇게 정리가 되니 진득해진 느낌"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공개에 대해 "이것 또한 시대적 흐름이지 않겠느냔 생각을 했다. 시사회라도 한번 하면 어떻겠냐 했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굉장한 핸디캡이 있을 것 같았다. 넷플릭스와 제작사가 잘 협조가 되어 부산국제영화제 때 시사회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엄청 좋았다. 어떤 플랫폼이든 극장이 되었든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인데 스트리밍이 되고 개봉을 안 한다니까 관객 수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극장에서 보는 것과는 아예 다르다. 극장서 보여드렸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진웅은 "OTT 작품들 거의 다 봤다. 너무 멋있게 잘했더라. 연기도 정말 잘하고. OTT 시장에 영화인들이 그대로 왔으니까, 서로 응원하게 된다. 과도기가 지나갔지만, 영화를 해서 그런지 극장이 좋다. '마스크걸'도 인상 깊게 봤고, '발레리나'도 재밌게 봤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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