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제조·유통 관리…서울, 푸드테크 유니콘 키운다

입력 2023-11-21 18:51   수정 2023-11-22 01:05


‘묵으로 만든 떡볶이, 식물성 대체 유제품으로 만든 그릭요거트,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닭갈비로 가득 찬 크루아상(빵)….’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난 입주 기업들이 오랜 기간 연구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전국 최초 푸드테크(식품과 기술의 합성어) 분야 창업보육기관이다. 스타트업 양성기관은 많지만 농식품 분야에 특화된 프로그램은 이곳이 전국 최초다.

서울시가 민간 위탁 형태로 운영하는 센터는 2016년 서울 송파구 가락몰에 문을 열었고, 2020년 지하철 5호선 강동역 인근으로 이전했다. 예비 또는 창업한 지 7년이 안 된 푸드테크 기업의 식품가공기술, 인허가, 특허, 디자인,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
식음료에 IT 접목
푸드테크 기업들은 반찬 가게, 전통 식당, 공장과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식품 생산에서부터 제조, 유통, 관리 등 전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특히 즐겁게 건강 관리를 하자는 트렌드에 맞춰 열량이 높은 기존 재료를 대체하는 식품을 개발하고,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닛케이BP종합연구소는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17년 2110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3600억달러(약 475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밀가루 대신 말린 묵으로 떡볶이(묵뽀끼)를 개발한 쏘렐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지수 쏘렐라 대표는 한식 기반의 맛있는 다이어트 식단 레시피를 유튜브, 네이버 카페 등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구독자 총 12만 명을 모았다.

강지수 대표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이용자 맞춤형 식단을 추천해주는 AI 기반 앱 개발에 착수했고 내년 상반기께 출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윗드오는 식물성 대체 유제품 ‘소거트’와 발효 음료 ‘티플라이(콤부차)’를 판매한다. 강보라 스윗드오 대표는 “수제 맥주를 제조한 뒤 남은 보리 찌꺼기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사업 아이템을 요거트로 확장했다”며 “출원한 특허 기술만 20개”라고 설명했다. 최근 2023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표창과 2023 한국식품연구원 식품 기술 금상을 받은 4년차 기업이다.

위가코리아의 ‘크로롤’은 ‘음식을 품은 빵’이라는 뜻으로 시간이 지나 눅눅해지는 빵의 문제를 해결했다. 우지안 위가코리아 대표는 “어떤 소스, 내용물을 넣어도 겉은 바삭한 공정 과정을 고생 끝에 얻어냈다”고 했다. 우 대표는 최근 국내 2개 대형 제조업체와 크로롤 양산을 준비 중이다.
198개 기업…누적 매출 1125억원
센터에는 쏘렐라와 스윗드오, 위가코리아를 포함해 총 5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식자재 유통 플랫폼 ‘푸드팡’, 스마트팜 등 종합 농업 플랫폼 ‘록야’ 등 144개 기업이 센터를 디딤돌 삼아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센터 입주사의 총 누적 매출과 투자 유치액은 각각 1125억원, 415억원이었다. 상·하반기 선발되는 기업은 최소 6개월부터 평가에 따라 최대 2년간 센터의 협업 공간, 오픈 키친, 연구실(R&D랩)을 사용할 수 있다.

입주사 대표들은 성장 단계별 맞춤형 멘토링을 센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강보라 대표는 “아이디어 검증, 자금 조달 방법 등 분야별로 멘토들의 조언을 얻을 수 있다”며 “최근에는 수출을 앞두고 라벨링 전문가와 면담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킹 행사, 투자 유치 설명회 자리도 스타트업엔 큰 동기 부여가 된다. 박재용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잠재력, 사업성, 실행력을 갖춘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식품산업을 주도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는 게 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최해련/이상은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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