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업 지배구조가 독특하다. 비영리 단체로 출범한 오픈AI는 2019년 자회사로 영리법인을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벤처캐피털이 보유 중인 지분은 자회사인 영리법인 지분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은 비영리법인의 이사회 통제를 받았다. 올트먼이 AI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이사회 멤버들이 CEO 해임이라는 ‘쿠데타’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오픈AI처럼 빅테크와 협업 중인 AI 스타트업으로 앤스로픽이 꼽힌다. 구글은 올해 들어 앤스로픽에 총 25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앤스로픽 지분 10%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이 강력한 성능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구글이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앤스로픽은 오픈AI와 달리 이사회의 쿠데타가 쉽지 않은 구조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대니얼라 아모데이 남매가 이사회에 들어가 있다. 주주의 다수가 동의할 경우 이사회 결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앤스로픽의 경영진 교체는 M&A가 성사돼야 고려할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업계에선 구글이 앤스로픽을 사들이더라도 아모데이 남매를 배제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2016년 바둑 AI ‘알파고’로 이세돌 9단을 4-1로 꺾으면서 AI 시대를 연 딥마인드를 사들여 데미스 하사비스 CEO를 AI 연구 조직의 장으로 기용했다.
다른 빅테크는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메타는 지난 2월 생성 AI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9월 말 ‘메타 AI’를 공개했다. 아마존도 내부 조직을 활용해 프로젝트명 ‘올림푸스’로 불리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계열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7월 생성 AI 전문 조직 ‘차세대 개발자 경험’을 신설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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