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현금으로 집 사요"…100억은 기본이라는 '이 동네'

입력 2023-11-22 09:11   수정 2023-11-22 10:37



서울 내에서 최고 부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내 고급 단지들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 내 대다수 단지가 하락 거래를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른바 ‘현금 부자’ 매수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3㎡는 지난달 9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같은 크기가 89억원에 거래된 이후 1년 넘게 거래가 없던 곳이다.

600가구 규모 단지는 전용 59㎡부터 242㎡까지 평형이 다양해 같은 단지 안에서도 가격 차이가 극심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전용 59㎡의 경우 지난 9월 30억원에 거래됐는데, 비슷한 시기 다른 타입의 전용 233㎡는 103억원에 거래됐다. 특히 103억원에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게이머 A씨는 은행 대출 등 근저당권 설정 없이 주택을 매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오히려 은행 대출이 없다”며 “부동산 대출 규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근 장학하르크한남은 전용 268㎡가 지난 8월 180억원에 중개 거래되며 인근 초고가 단지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2021년 9월 같은 크기가 108억원에 중개 거래된 이후 직거래만 이따금 나오던 곳이다. 서울에서도 가장 비싼 단지 중 하나지만, 소유주 대부분은 3040으로 이른바 ‘젊은 부자’들이 소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가 단지는 거래 때마다 신고가 기록을 경신하지만, 거래 자체는 거의 없는 편이다. 나인원한남은 지난 6월 단지 내에서 가장 작은 전용 206㎡가 90억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없다. 다만, 전세의 경우 전용 206㎡가 최근 70억원에 계약되며 지난해 6월 최고가(75억원)에 거의 근접했다. 같은 크기 전세가는 올 2월 까지만 하더라도 55억6000만원에 계약되며 큰 하락을 겪었는데, 최근 전세 계약 때마다 가격이 회복해 전고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선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이 매매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상승 거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은 강남 압구정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기대감에 크게 올라 최근 한남동 내 중형 크기 가격과 비슷해졌다”며 “현장에서 매수 희망자가 다수 있는 만큼, 하락보단 상승 거래 가능성이 더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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