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7854억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말 대비 214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가 각각 208억달러, 422억달러 감소했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크게 감소해 순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금융자산과 부채가 감소한 것은 주로 비거래요인 때문이다.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원화 가치는 2.4%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도 -3.9%였다. 이에 따라 자산의 경우 거래요인에서는 114억달러 증가로 나타났지만 비거래요인이 -323억달러로 집계됐다. 부채는 거래요인 -22억달러에 비거래요인 -400억달러가 더해졌다.
전체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에서 지분투자 등을 제외한 순대외채권은 3527억달러로 11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가 각각 169억달러, 157억달러 감소하면서 순대외채권이 줄었다.
대외채권 중에선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준비자산)이 73억달러 급감했다. 예금취급기관 대출금도 47억달러 줄었다.
대외채무 중에선 단기외채가 203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외채는 46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금취급기관의 현금과 예금이 79억달러 줄었다. 국내 계좌에 동결됐던 이란 자금이 양국 협상에 의해 이체되면서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원화로 쌓여있던 이란 자금은 8~9월 중 유로화로 환전돼 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예금 감소폭(-79억달러)의 약 80% 수준이 이란 요인으로 파악된다.
단기외채가 크게 줄면서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4.2%로 2분기말 대비 4.2%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분기 33.1%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섰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은 21.8%로 전분기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4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외채무의 만기구조가 외국인의 장기채 투자 확대, 국내 은행과 기업의 해외 장기채권 발행 증가 등으로 장기화 됐다"며 "한국의 대외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 자금 인출 등 일시적 요인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란 자금 인출이 단기적 요인인 것은 맞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단기외채 감소의 방향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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