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후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 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히려 순수 국내기업의 고용창출 규모가 리쇼어링 기업 보다 두 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리쇼어링 기업의 국내 순투자액 대비 순고용은 10억원당 1.17명으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면 해외 자회사가 없는 '순수 국내기업'은 10억원 투자당 2.48명을 고용해 리쇼어링 기업 보다 고용창출 효과가 컸다.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투자가 활발한 '확장형 기업'도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1.32명을 고용해 리쇼어링 기업을 웃돌았다.
이는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름 있는 대기업이 리쇼어링을 택하면 국내 고용이 확대되고 내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잘 나가는' 기업은 국내로 돌아올 유인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성훈 KDI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고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이 주로 리쇼어링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내 고용창출 효과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고용촉진을 이유로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을 합리화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DI는 리쇼어링을 기준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어떤 기업이든지 국내에 투자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기업이 리쇼어링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노동비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해외 노동비용이 1% 상승한다면 오프쇼어링(해외 진출) 대비 리쇼어링을 선택할 가능성이 91% 증가하고, 국내 최저임금이 1%포인트 높아지면 리쇼어링을 선택할 가능성이 9% 낮아진다는 것이다. 국내 법인세율의 크기는 리쇼어링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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