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기업과 국가의 사업 모델을 완전히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소비자의 실생활을 바꾸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느냐가 경쟁의 관건입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2일 열린 ‘2024 모바일 프런티어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주영섭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가 꺼낸 얘기다. 이번 행사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생성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주 교수는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전환(DX)이 무엇인지 소개했다. 그는 “그저 데이터를 디지털로 만드는 것을 DX라고 불러선 안 된다”며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게 DX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스토리텔링 성공 여부가 생성 AI 기반 서비스 시장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봤다. 생성 AI 기술을 사업에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은 이 기술이 어떤 이유로 필요한지를 소비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주 교수는 “기술 혁신으로 기업이 인류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제 필요를 고려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기술로는 소비자에게 울림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AI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하기 위한 열쇠로 주 교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대한 이해도를 꼽았다. AI와 디지털 문화에 친숙한 젊은 층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주 교수는 “AI 시대에는 기업이 소비자 개인의 수요를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상품 맞춤화, 개인화가 가능해진다”며 “가치관이 다양한 MZ세대를 이해해 맞춤 상품을 내놓는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의 서비스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은 로봇 분야에서도 나왔다. 이준석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로봇산업의 중심축이 기술에서 서비스로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봇 기술 보급으로 일반 소비자가 정수기를 빌리듯 로봇을 구독하는 ‘RaaS’(서비스형 로봇) 사업 모델이 유행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이 위원은 “배달, 물류 등의 모빌리티 분야에서 RaaS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RaaS 시장 확대에 대비해 로봇 조작, AI, 자율주행, 협동로봇 등의 기술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사는 ICT 플랫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이사는 “PC, 인터넷, 모바일 기기 등으로 인터페이스가 바뀔 때마다 모바일 플랫폼이 바뀌었다”며 “생성 AI와 검색 기능이 붙은 플랫폼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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