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최근 사업 개편 드라이브는 작년 캐리백 리콜 사태 이후 구원투수로 투입된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사진)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결과 최대 고비를 넘기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음료(F&B) 개발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중 하나가 될 것이란 게 스타벅스 안팎의 예상이다. 손 대표는 “고객이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제품’이라고 부를 만한 스타벅스만의 식음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출시돼 보름 만에 100만 잔 넘게 팔린 ‘클래식 밀크티’도 손 대표가 직접 개발 지침을 내린 신제품이다.
최근 스타벅스가 ‘F&B 히트 제조기’로 불리는 최현정 총괄셰프를 한국맥도날드에서 영입한 것도 새로운 제품 개발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고객의 건강까지 고려해 식음료의 당도와 나트륨, 칼로리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도 검토 대상 중 하나다.
스타벅스는 또 내년부터 특화 매장을 재정비한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리저브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강화한 ‘더(THE)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3분기 말 기준으로 1879개인 점포 수를 가파르게 늘리기보다는 매장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리백 리콜 등 수습에 막대한 비용을 치른 스타벅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2.9%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후 품질안전센터가 출범하고 경영진이 교체됐다.
스타벅스는 최근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은 498억원으로 캐리백 사태 이전인 지난해 2분기(475억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마트 계열사 중 이익 규모가 가장 크다. 스타벅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6.5%로 전 분기(5.1%)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0월 말 손 대표가 취임한 뒤 1년 만에 내놓은 성적표다. 그는 SK텔레콤과 신세계I&C 등 정보기술(IT)회사에서 주로 근무했다. 식품기업 경영을 맡은 것은 스타벅스가 처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식품회사 출신이 아닌 손 대표가 스타벅스를 심폐소생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스타벅스가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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