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 한달 새 2배 급등…다시 뜨는 로봇株

입력 2023-11-22 18:24   수정 2023-11-30 16:58


한동안 시들하던 로봇주가 다시 동반 급등하고 있다. 금리 하락 기대로 성장주가 주목받는 가운데 로봇 규제가 일부 완화되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규제 완화로 공공장소도 로봇배달

두산로보틱스는 22일 6.71% 오른 6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이달 들어선 70.74%, 지난달 27일 저점 대비 96.90% 상승했다. 다른 로봇주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코스닥업체 로보티즈는 이달 들어 27.62%, 같은 기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4.26% 올랐다. 유일로보틱스와 현대위아는 월초 대비로는 코스피지수 상승률(9.55%)에 못 미치지만, 지난달 저점과 비교하면 각각 12.66%, 5.88% 상승했다.

증권가는 지난 17일부터 시행된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전까지 로봇을 이용한 실외 배송은 골프장 등 사유지에서만 가능했고 공공장소에서는 불가능했는데,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런 족쇄가 풀렸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앞으로 다른 규제도 순차적으로 완화되며 본격적인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성장주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도 로봇 관련주에 호재”라고 했다.
○대기업 공장 자동화 수혜
이 분야 대장주인 두산로보틱스가 최근 기대를 웃도는 사업 성과를 낸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난달 5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3분기 매출이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초 두산로보틱스는 제품 판매 채널을 지난해 말 기준 81개에서 올 연말 103개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는데 올 3분기 이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며 “늘어난 22개 중 17개는 구매력 있는 북미 업체로 파악된다”고 했다.

로봇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일로보틱스는 최근 산업용 로봇에서 협동 로봇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 기업이 기존에 갖고 있던 1공장과 2공장은 생산량(연간 매출)이 각각 230억원, 190억원 수준인데 청라에서 짓고 있는 3공장은 2000억~3000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의 자율주행로봇(ARM) 업체와 유럽의 물류용 로봇솔루션 업체 등에 투자를 제안하는 등 사업 영역을 기존 공장자동화에서 물류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캡티브 마켓(내부 거래)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59.94%(콜옵션 포함)에 이른다. 현대위아의 로봇제품은 21일 준공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를 비롯해 내년 완공 예정인 북미 전기차 공장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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