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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2일(현지시간) 금주말로 예정된 정례 회의를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원유 가격이 4% 이상 급락했다.
이 날 NYMEX(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 중질유)는 전날보다 4.2% 하락한 배럴당 74.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ICE선물 거래소에서 4.09% 하락한 79.08달러로 8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은 웹사이트를 통해 연기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각료회의가 11월 30일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회원국들과 생산량에 관해 어려운 회담을 하고 있었다고 한 소식통이 블룸버그에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와 그 동맹국들은 점점 더 취약해지는 유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원유 가격은 9월 고점 대비 약 18% 하락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연장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올해 유가가 100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해온 모든 시장 관계자들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내년 수요 전망은 더욱 어두워 상반기에 다시 석유 공급 과잉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유명한 석유 거래자이자 안두랜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인 피에르 안두랜드는 이 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다른 나라들도 추가 감산에 합류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자들은 OPEC과 그 동맹국인 OPEC+가 추가 감산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PEC+는 이미 2022년부터 하루 516만 배럴을 감산해왔는데 여기에는 OPEC+ 여타 회원국들이 하루 366만배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자발적으로 감산한 150만배럴이 포함된다.
이 같은 대폭적인 감산에도 브렌트유는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차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CNBC에 따르면 10월에 연말까지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는다고 예상해온 회사들중 하나인 골드만 삭스는 최근 OPEC가 가격 결정력을 이용해 배럴당 80~100달러 범위로 유지할 것이라고 바뀐 전망을 내놨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OPEC+가 현재의 감산을 2024년까지 연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감산량을 더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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