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도 망가뜨린다" 자녀 수능 부정행위 처리에 감독관 협박한 학부모

입력 2023-11-24 00:56   수정 2023-11-24 00:57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된 한 수험생의 학부모가 수능 감독관을 찾아가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3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수능일이었던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B학생은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을 하려고 했다가 감독관인 교사 A씨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수험생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수능이 끝난 익일인 17일부터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로 찾아가 1인시위를 벌였다.

A씨는 당시 함께 있던 다른 감독관의 확인을 받아 B씨를 부정행위 처리했다. 수험생 측은 종이 울리자마자 펜을 내려놓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이튿날 수험생의 부모는 A교사가 근무하는 고등학교로 찾아와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며 1인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B씨의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도 같은 날 A교사를 찾아왔고, 감독관에게 전화로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지난 21일에도 수험생 측은 교문 앞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를 보고 두려움을 느낀 A교사는 병가를 쓰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했다고 한다. 학교 측은 CCTV와 녹취록을 교육청에 제출했다.

수능 감독관의 소속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서울교사노조는 "교육청과 교육부는 수능 감독관 개인정보 보호와 위협을 당할 시 매뉴얼 제작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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