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젖소'라는 표현의 여성 비하성 발언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이라면 큰 파장이 일 사안이라 당사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니, 시비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 국민의힘 관계자 A씨는 내년 총선 경기도 동두천시·연천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여성인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에게 "동두천을 무시합니까? 우리는 OOO뿐입니다. 더 망신당하지 말고 당장 떠나세요. 경고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서 경기도 한 지역 언론사가 이 문자메시지 캡처본과 동두천시·연천군 현역 국회의원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 B씨의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본을 엮어 "총선이 다가오자 네거티브가 시작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지난 21일 내보냈다.
지역 언론사가 문자메시지와 엮어 편집한 B씨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요즘처럼 개나 소나(앗 젖소네) 지역을 잘 안다고 하는 사람 넘쳐나는 거 처음 보네"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개, 소는 글자가 아닌 이모티콘으로 대신했는데, 소의 경우 황소가 아닌 젖소 모양의 이모티콘이었다. 젖소 모양 이모티콘에 '앗 젖소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기서 쓰인 젖소 모양 이모티콘과 '앗 젖소네'라는 부분이 여성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손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지역 언론사의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성 비하 막말 사과하라. 본인은 물론 보좌진의 네거티브가 도를 넘어서는데 가만히 묵과하고 있는 김성원 국회의원도 진심 어린 사과하라. 젖소라니요!"라고 썼다
손 대표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동두천·연천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은 김성원 의원과 저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마자가 김 의원과 자신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B씨가 '개나 소나'라고 썼더라도 자신을 겨냥한 것 일 수밖에 없다는 게 손 대표의 주장이다.
손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젖소' 역시 여성인 손 대표를 겨냥한 표현이 된다. 손 대표는 "여야 할 것 없이 최강욱의 암컷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막말 정치는 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B씨의 입장은 달랐다. B씨는 페이스북에 적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그가 하루 2만2266걸음을 걸었다는 휴대폰 앱 캡처본이었다.
지난 11월 2일 B씨는 이 캡처본을 올리면서 "요즘처럼 개나 소나(앗 젖소네) 지역을 잘 안다고 하는 사람 넘쳐나는 거 처음 보네. 이 지역 초등학교에 발이나 들여봤으면서 음침하고 음흉한 이들 여러 군데서 보게 되고 참 많다. 에고 많이 걸었다"라고 썼다.
B씨는 통화에서 "사진처럼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자신들이 지역을 잘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서 어이가 없어 쓴 글"이라며 "개 이모티콘 다음에 소 이모티콘을 치는데 젖소길래 그냥 '앗 젖소네'라고 덧붙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손 대표에게 왜 젖소라고 하겠나. 그럴 이유도 없고 그럴 사이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B씨의 반박에 "제가 아니라고 잘못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시다니, 누가 봐도 성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을 두고 아직까지 무슨 잘못을 한 지 깨닫지 못한 것 같다"며 "지구당 김성원 위원장이 B씨의 잘못을 책임지시길 바란다"고 남겼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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