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소윤 BNK자산운용 매니저(사진)가 운용하는 ‘BNK삼성전자중소형펀드’는 올해 35.8%(21일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액티브 공모펀드 중 2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를 23.5%포인트 앞질렀다.
차 매니저는 여의도 증권가에 흔치 않은 여성 매니저다. 사내에서 그의 별명은 ‘파이터’.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것이란 선입견과 달리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
차 매니저는 “가치주보단 성장주 위주로 시장과 싸우는 편을 선호한다”며 “확신이 있을 땐 세게 지르고 한번 결정하면 흔들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JYP엔터에 집중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뒀다. 차 매니저는 “연초만해도 주변에서 JYP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증권사들이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 엔믹스 등의 이익기여도를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그가 잠재력을 높게보고 지난해부터 선제투자한 종목이다. 올들어 주가가 2배 넘게 오르며 펀드 수익률을 견인했다.
과감한 투자의 밑바탕에는 많은 공부를 통한 시장상황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차 매니저는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해 투자할 때 과거 닷컴버블 시절을 얘기하며 경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장기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도 도망가지 않는 투자를 할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계기로 시작된 '프렌드 쇼어링'이 더 강화될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2차전지 소재주처럼 같은 논리로 반도체 장비주들이 시장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시장을 주도할 업종으로는 화장품, 음식료, 반도체를 꼽았다. 그는 “시장에서 불황형 소비재를 주목하고 있는데 불황이라고 단순히 싼 게 잘 팔리진 않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은 종목들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AI와 관련된 종목에 선별투자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차 매니저는 “올해는 엔비디아를 필두로한 GPU와 HBM이 증시를 이끌었다면 내년에는 새로 시장이 열리고 있는 로직반도체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펀드매니저로서 강점에 대해선 부끄러워하지 않고 질문하는 자세라고 했다. 차 매니저는 “체면 때문에 모르는 게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매니저들이 많다”며 “모르면 이해할 때까지 질문하고 파고드는 자세가 투자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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