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콩과 채소만을 섭취하는 '비건 다이어트'가 갱년기 안면홍조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메디컬뉴스투데이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PCRM) 하나 칼레오바 박사 연구팀이 '여성 혈관운동 증상 완화 연구(WAVS)'에 참여한 폐경 여성 84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비건 다이어트는 고기와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을 말한다. 안면홍조는 얼굴, 목, 머리, 가슴 부위의 피부가 갑작스럽게 붉게 변하면서 열감이 나타나고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증상을 말한다. 약 2~4분간 지속되며 발한이나 두근거림을 동반할 수도 있다. 특히 폐경기에 흔한 증상의 하나로 폐경 여성의 80% 이상이 안면홍조를 경험하게 된다.
연구팀은 한 그룹에 삶은 콩 반 컵이 포함된 비건 다이어트를 매일 12주 동안 실시하고, 다른 그룹은 평소 먹는 식단을 계속하게 했다. 비건 다이어트 그룹 중 11명에게서는 임상시험 전후에 분변 샘플이 채취됐다. 비건 다이어트로 장에 서식하는 세균총이 달라진 것이 없는지 알기 위해서다.
그 결과, 비건 다이어트 그룹은 평소의 식단을 계속한 그룹보다 안면홍조의 빈도가 95% 줄어들었다. 중등도 내지 중증 안면홍조는 96% 줄었고, 낮 시간대 안면홍조는 96%, 밤중의 안면홍조는 94% 줄었다.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었다. 비건 다이어트 그룹은 또 12주 동안 체중도 평균 2.9kg 줄었다.
아울러 연구팀은 비건 다이어트로 인한 장 세균총의 변화가 안면홍조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추측했다.
콩이 포함된 비건 다이어트에는 식이섬유와 아이소플라본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 이 두 영양소는 염증을 억제하고 에스트로젠 분비를 안정시키는 장 박테리아들이 늘어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보완 대체의학 치료(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최신 호에 실렸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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