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에서 시작된 '서울 메가시티 구상'이 수도권 인접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병수 김포시장, 백경현 구리시장, 이동환 고양시장과 회동한 데 이어 곧 신계용 과천시장을 만난다.
24일 서울시와 경기 과천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오는 29일(수) 신계용 과천시장을 면담한다. 과천은 오는 24일부터 5일간 만 18세 이상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과천-서울 편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신 시장은 이날 면담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오 시장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은 7개 동으로 구성된 인구 8만의 작은 도시다. 1986년 시흥군 과천면에서 과천시로 승격했다. 읍·면 수준의 작은 지역인 데도 불구하고 '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정부제2종합청사를 두고 있는 영향이 크다. 서울 시내 지역 번호 '02'를 쓰는 등 서울과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서울 서초구와 관악구와 맞닿아 있다.
지난 6일 메가시티 논의가 전국적으로 급물살을 타자 지역 사회와 언론에선 찬반 논의가 들끓었다. "서울 편입시 이점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리얼미터가 경기도민 3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과천시의 경우 서울시 편입 반대 의견이 66.3%에 달했다. 과천 부림동 주민 장모 씨는 "경마장 세수로 재정이 넉넉한 과천이 서울로 편입되면 자주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는 사업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시 규모상 서울로 편입되면 ‘서울시 과천구’가 아니라 ‘서초구 과천동’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입장은 다르다. 국민의힘 과천의왕당원협의회는 지난 21일 당협 산하 '과천-서울 강남권 편입 기획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현석 경기도의원은 “리얼미터 조사는 과천시민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절대적 표본수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검토를 통해 과천시와 시민들에게 어떤 손익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최근까지도 메가시티론에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메가시티 구상이 국민의힘 당론으로 채택된 만큼 행정 구역 개편에 관한 논의를 미룰 수 없었다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된다. 신 시장은 국힘 소속이다.
서울시는 오 시장과 이현재 하남시장 간 회동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하남을 '자족도시'로 만드는 데 힘 써왔다. 하남은 미사조정경기장 일대 개발 등을 위해 서울시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 많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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