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매킬로이는 1억달러(약 1300억원)의 보너스가 걸린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영향력지수(PIP)에서 1위에 올라 보너스 1500만달러를 받았다. 2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로 1200만달러를 가져갔다. 3위는 욘 람(29·스페인)으로 900만달러를 받았다. 셰플러는 ‘상금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도 5위에 머물러 보너스로 고작 600만달러를 챙기는 데 그쳤다.
PIP는 선수의 성적 대신 구글 검색량, 글로벌 미디어 노출 정도, 소셜미디어 언급 빈도 등을 따져 순위를 정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돈을 쏟아부어 창설한 LIV 골프에 맞서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스타급 선수에게 주는 보상책으로 2021년 시작했다. 지난 1회와 2회에서는 우즈가 모두 1위에 올랐다.
셰플러의 문제는 강렬한 ‘한 방’이 없다는 것이다. 발군의 실력에도 셰플러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골프계에서 역대 ‘세계랭킹 1위’ 선수 중 존재감이 가장 희미한 선수로 꼽힌다. 올해는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거머쥐지도 못했고, 대역전극을 펼친 적도 없다.
골프계에서는 PGA투어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상금랭킹 1위 셰플러보다 2위인 람의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한다. PGA투어는 올해의 선수를 포인트가 아니라 선수 투표로 정한다. 지금까지 선수들은 시즌 전체 활약도 봤지만 메이저대회 우승 등을 더 높게 쳐줬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이 엇갈린 건 네 번이다. 셰플러는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고 람은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람은 우승 횟수에서도 4승으로 2승인 셰플러를 능가했다.
다만 셰플러는 기록 면에서 보자면 우즈가 부럽지 않다. 셰플러는 압도적인 수치를 내세우며 자신이 왜 현역 세계 최고 선수인지 증명했다.
PGA투어에 따르면 셰플러는 올해 평균 68.63타를 적어냈다. PGA투어 역사상 일곱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1~6위 기록은 모두 우즈(1999 2000 2002 2003 2007 2009년)가 보유하고 있다. 우즈는 2000년과 2007년에 평균 67.794타를 적어냈다. 우즈는 PGA투어 역사상 평균 67타대를 기록했다. 우즈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셰플러도 만만치 않다. 그는 꾸준히 68타대를 유지했다.
그는 ‘톱10’ 입상 횟수(17회), 그린 적중률(74.43%), 평균이득타수(2.314타) 등 주요 세부 지표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홀당 보기 이상을 적어내는 확률도 10.73%로 전체 선수 가운데 가장 낮았다. 경기력이 그만큼 안정적이란 얘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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