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1월 24일자 A1, 4면 참조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수소 생산업체인 현대제철, 롯데케미칼, SK E&S와 수소 공급사인 하이넷, 가스기술공사 등과 함께 수소충전소 수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수소 생산설비가 고장 나면서 수도권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수소 부족 사태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차량이 충전소에서 3~4시간 대기해 수소를 충전하거나, 여유 물량을 확보한 충전소를 찾지 못해 연료 부족으로 견인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수송용 수소는 연간 약 3500t으로, 수도권 등 중부지역 수요량의 20~3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중순에나 고장 난 생산설비가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정상 가동 중인 수소 생산설비에서 나온 여유 물량이 수급이 불안정한 충전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수소 공급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또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업계, 유관기관, 지방자치단체 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기 보수를 진행 중이던 다른 수소 생산업체들이 가동 일정을 앞당기는 등 수소 충전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가 협조하고 있다”며 “다음주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 E&S가 다음달 가동하는 인천 신설 공장에서 연 3만t 규모 수소 생산에 나서면 상황은 더욱 호전될 것이라는 게 산업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인프라 여건상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관련 시설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8월에도 고유가로 수소 공급량이 감소해 전국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대란이 벌어졌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수소차 시장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 경제성 문제 등이 있어 민간이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소 부족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김형규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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